• Log in
  • 구독하기
지구를 살리는 뉴스, 더지구가 기후위기의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한여름에도 서늘하다…계곡 따라 걷는 인제 ‘아침가리길’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 5분 걸림 -
백두대간 트레일 아침가리길 중 일부
[북부지방산림청]

강원 인제의 깊은 산속. 울창한 나무 사이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흙길은 물길로 바뀐다. 발목까지 차오르는 차가운 계곡물을 가로지르고 다시 숲으로 들어선다. 자동차 소음 대신 들리는 것은 물 흐르는 소리와 새소리뿐이다.

한여름 숲과 계곡을 한꺼번에 즐기고 싶다면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의 백두대간트레일 ‘아침가리길’이 눈길을 끈다.

북부지방산림청은 백두대간트레일 인제 6구간인 아침가리길을 원시림과 맑은 계곡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여름철 대표 청정 숲길로 소개했다.

숲길 걷다 계곡으로…발 담그며 걷는 여름 트레킹

아침가리길의 주인공은 화려한 전망대나 인공 시설이 아니다. 짙은 숲과 바위, 그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이다.

길을 걷는 동안 여러 차례 물길을 건너야 한다. 한여름에도 차갑게 느껴지는 계곡물과 나무가 만든 그늘 덕분에 일반적인 산길과는 전혀 다른 트레킹을 경험할 수 있다. 아침가리계곡의 중·하류는 비교적 경사가 완만해 오래전부터 여름철 계곡 트레킹 명소로 알려졌다.

백두대간트레일 공식 안내에 따르면 인제 6구간은 방동약수에서 월둔교 방향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코스다. 특히 이 일대는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 산림청도 장거리 구간이라는 점과 이동통신 불통지역이 있다는 점을 안내하며 사전 준비를 당부하고 있다.

불편함을 줄이기보다 자연을 그대로 남겨둔 것이 오히려 이 길의 매력이다. 과거 군사작전 도로로 사용됐던 일부 길도 시간이 흐르면서 숲으로 뒤덮였다. 산림청은 이를 울창한 숲속 터널을 만날 수 있는 ‘은둔의 땅 아침가리’로 소개한다.

‘아침가리’라는 이름에도 깊은 산골의 역사가

독특한 이름에도 산골의 생활사가 숨어 있다.

아침가리는 방태산 일대의 ‘삼둔사가리’ 가운데 한 곳이다.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산이 워낙 깊어 아침에 밭을 갈 정도의 짧은 시간만 햇빛이 든다는 이야기와, 밭이 적어 아침나절이면 밭갈이를 끝낼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진다.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가 사람의 접근을 막아온 덕분에 숲과 계곡은 지금까지 비교적 자연스러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여행객에게는 피서지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백두대간의 산림생태계를 직접 만나는 공간인 셈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얼마나 많이 보고 즐기느냐’보다 흔적을 얼마나 적게 남기느냐가 중요하다. 백두대간트레일 전 구간에서는 취사와 야영이 금지돼 있다.

비 오면 전혀 다른 계곡…출발 전 날씨 확인 필수

아름다운 계곡은 비가 내리면 위험한 공간으로 돌변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산간계곡은 상류에 내린 비 때문에 탐방지역의 날씨가 맑더라도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다. 집중호우나 많은 비가 예보됐다면 계곡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물속 바위도 미끄러운 만큼 발가락이 노출되는 신발보다는 물에 젖어도 쉽게 벗겨지지 않는 트레킹화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침가리길은 자연환경 보호와 안전한 탐방을 위해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 구간이 있는 만큼 방문 전 ‘숲나들e’에서 예약과 통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산림청도 예약탐방제 구간이 예고 없이 통제될 수 있다며 출발 전 안내센터 확인을 권고하고 있다.

송준호 북부지방산림청장은 “아침가리길은 원시림과 계곡이 조화를 이루는 소중한 산림생태 자산”이라며 “안전 수칙을 준수하고 ‘숲나들e’를 통한 사전예약으로 백두대간의 자연을 안심하고 즐기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콘크리트 산책로도, 화려한 관광시설도 거의 없다. 대신 차가운 물과 짙은 숲이 있다. 자연을 바꾸지 않고 자연 속으로 들어가는 여행. 아침가리길이 여름철 환경여행지로 특별한 이유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