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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뒤집힌 행정” 노들섬 글로벌예술섬 사업에 환경단체 반발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 5분 걸림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0월 21일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열린 '노들 글로벌 예술섬' 착공식을 마친 후 토마스 헤더윅 건축가와 함께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서울시청]

서울시가 추진 중인 노들섬 글로벌예술섬 사업을 두고 환경단체가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사업 절차의 정당성은 물론 국가 안보, 항공 안전, 국가하천 관리까지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환경연합은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광화문에서 용산, 한강으로 이어지는 ‘국가상징공간’ 프로젝트는 끊임없이 시도되어 왔다”며 “그리고 지금, 서울의 동서를 가르는 한강과 남북을 잇는 축이 교차하는 노들섬에 또다시 외국 유명 건축가의 조감도 한 장이 던져졌다”고 밝혔다.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된 것은 이른바 ‘선 디자인, 후 설계’ 방식이다. 서울환경연합은 “서울시는 노들섬 글로벌예술섬 당선작 <소리풍경>을 국제현상공모로 선정하고, ‘선 디자인, 후 설계’라는 초유의 실험을 강행하고 있다”며 “지난 10월 21일 착공식을 열고 11월부터 수변부 공사를 시작했지만, 정작 핵심인 공중정원은 139억 원짜리 설계를 이제야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순서가 뒤집힌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예산 집행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단체는 “서울시는 하나의 사업을 단기(수변부)와 중기(공중정원)로 쪼개는 꼼수를 부렸다”며 “이는 예산이 많이 들어갈 사업임에도 경제성이 낮으니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우회하기 위한 명백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단 삽부터 뜨고 보자는 식의 막가파 행정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국가 안보와 항공 안전을 둘러싼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욱 강한 표현을 썼다. 서울환경연합은 “더욱 충격적인 것은 정부 각 부처와의 은밀한 거래”라며 “온 국민이 ‘내란의 밤’에 전율하던 2024년 12월, 서울시는 국토부와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 은밀한 협의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에는 노들섬 헬기장 안전거리 완화를 요구했고, 국방부와는 수도 서울의 방공망인 방공진지를 공중정원보다 높은 건물을 새로 지어 옮기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서울환경연합은 “오세훈 시장의 치적 사업을 위해 국가 안보 핵심 시설인 헬기장과 방공진지를 무력화하겠다는 발상에 국토부와 국방부가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다”고 밝혔다.

중앙정부의 책임도 분명히 했다. 단체는 “서울시 예산 사업이라 하여 중앙정부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며 “한강은 국가하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이 강행한 한강버스가 지난해 11월 15일 좌초 사고를 낸 뒤에야 정부가 허둥지둥 합동조사단을 꾸린 것을 기억하는가”라며 “사후약방문은 참사를 부를 뿐”이라고 지적했다.

노들섬의 기존 조성 취지도 다시 언급했다. 서울환경연합은 “노들섬은 불과 6년 전인 2019년, 시민 공론화를 거쳐 490억 원을 들여 완성된 공간”이라며 “이를 ‘교도소 같다’며 트집을 잡아 수천억 원을 들여 갈아엎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라고 반문했다. 현재 상황에 대해서도 “지난 11월부터 노들섬은 시민의 출입이 통제된 채 덤프트럭이 오가는 공사판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단체는 정부 각 부처를 향해 역할 이행을 촉구했다. 성명은 “정부는 제 역할을 하라”며 “서울시의 폭주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은 중앙정부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안보를, 국토부는 항공 안전을, 환경부는 국가하천의 생태를, 감사원은 예산 낭비를 감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각 부처가 제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책임은 이를 방조하고 조율하지 못한 청와대로 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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