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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꿀벌을 찾습니다”…택배 상자에서 만난 기후위기 경고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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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에코에너지센터가 시작한 ‘지구를 구하는 테이프’ 캠페인
[금천에코에너지센터]

택배 상자를 열다 보면 익숙한 갈색 테이프 대신 낯선 문구가 눈에 띈다. “사라진 꿀벌을 찾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마치 실종 신고문 같지만, 사실은 기후위기 메시지를 담은 친환경 캠페인이다.

금천에코에너지센터가 시작한 ‘지구를 구하는 테이프’ 캠페인은 시민 일상과 가장 가까운 매체인 ‘택배 테이프’를 활용한다.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택배 상자에 환경 메시지를 담아내며, 환경 문제를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매일 마주하는 문제”로 각인시키는 새로운 시도다.

테이프가 전하는 환경 뉴스

이번 캠페인의 주인공은 ‘리펄프(Re-pulp) 테이프’다.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테이프(폭 48mm, 길이 40m)에 환경 문구를 반복 인쇄해, 금천구 내 공공기관·우체국·택배·유통업체에 배포했다. 한 번 붙이고 버려지는 작은 테이프가, 전국으로 달려 나가는 택배 상자와 함께 ‘지구 살리기 메시지’까지 전파하는 셈이다.

호프테이프의 오마주

아이디어의 출발점은 경찰청의 ‘호프테이프(장기 실종 아동 찾기)’였다. 과거 택배 테이프를 통해 실종 아동 정보를 전국으로 퍼뜨렸던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이번에는 위기에 처한 생태계를 알리는 매체로 변주했다. 꿀벌, 겨울 풍경 등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는 존재들이 테이프 문구 속에 등장해 시민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일상에 스며드는 환경 캠페인

환경 캠페인은 흔히 전시나 강연, 홍보물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시민 일상 속에서 체감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지구를 구하는 테이프’는 바로 이 지점을 비틀었다. 누구나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하는 택배 상자, 그 위의 테이프가 새로운 환경 교과서가 된 것이다.

지역 박람회와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환경 행사에서도 테이프는 활용됐다. 청년층과 가족 단위 시민들이 “작은 문구 하나가 더 큰 책임감을 불러왔다”며 호응했다.

테이프 한 줄의 힘

캠페인을 진행한 금천에코에너지센터는 “작은 테이프 한 줄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강력한 매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에는 ‘지구를 구하는 테이프’ 시리즈를 확대해 다양한 주제를 담고, ESG 기업·지자체·교육기관과 협력해 전국 단위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택배를 기다리며 받는 ‘기후위기 속보’. 일상 속에서 무심히 뜯어버리던 테이프가 이제는 지구를 지키라는 작은 알림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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