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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206건·여의도 2.5배 피해…기후재난, 경제 문제로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 4분 걸림 -
서울 여의도 한강 풍경
[픽사베이]

기후위기가 더 이상 ‘환경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주거와 재산, 소득을 직접 위협하는 생활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올해 들어 발생한 산불은 206건. 피해 면적은 729헥타르로 여의도의 2.5배에 달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이 잦아지면서 시민 인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후위기가 내 자산 가치에 영향을 준다’는 응답이 절반에 육박했다.

기후정치바람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민 1,4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2026년 2월)에 따르면, 응답자의 48.2%가 기후위기로 자산 영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영향을 받은 자산은 사업소득이 33.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동산 22.5%, 금융자산 17.9%, 근로소득 9.7% 순이다. 기후위기가 특정 산업을 넘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체감하는 재난도 뚜렷하다. 응답자의 상당수가 지난 1년간 거주지에서 기후재난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가장 흔한 피해는 폭염(59.7%)이었다. 이어 홍수·침수(12.2%), 가뭄(9.4%), 산불(8.3%), 산사태(2.4%) 순이다.

주거 공간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소방청 온열질환 통계에 따르면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집’(20.3%)이었다. 폭염과 한파를 막는 주택 성능이 곧 생존 문제로 연결되는 셈이다.

이 같은 현실은 정책 인식 변화로 이어졌다.
설문에서 ‘기후재난 취약 주택 기준을 마련하고 냉난방·단열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68.4%가 찬성했다. 지원 대상을 특정 계층이 아닌 모든 노후 건물로 확대하자는 의견에도 62.6%가 동의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규제에 대한 수용도다.
침수 위험 지역 건물에 차수막 설치를 의무화하자는 데 78.1%가 찬성했다. 에너지 효율이 낮은 건물의 임대를 금지하는 정책에도 59.3%가 찬성해 반대(20.7%)를 크게 웃돌았다.

그동안 국내 정책이 지원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규제 필요성에도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유럽 일부 국가가 시행 중인 ‘저효율 건물 임대 제한’ 정책과 유사한 흐름이다.

기후재난 피해 보상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공공기후보험 도입에 67.5%가 찬성했다. 반대는 14.6%에 그쳤다.

재원 마련 방식으로는 탄소세가 거론된다.
응답자의 61.5%가 도입에 찬성했다. 보수 성향 응답자에서도 60.2%가 찬성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후위기가 ‘환경’이 아니라 ‘경제’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산불과 폭염, 침수 피해는 보험 손실과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영남권 산불 이후 주요 보험사의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이 나타나기도 했다.

서울기후위기비상행동은 “기후위기는 개인의 삶과 자산을 직접 위협하는 현실적 위험이 됐다”며 “정치권이 실효성 있는 대응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기후 정책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기후 대응이 곧 자산 보호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유권자의 선택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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