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g in
  • 구독하기
지구를 살리는 뉴스, 더지구가 기후위기의 진실을 알려드립니다

새 전기포트, 그냥 쓰지 마세요…‘길들이기’가 미세플라스틱 줄였다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 5분 걸림 -
왼쪽부터 플라스틱 전기포트, 유리 전기포트, 스테인레스 전기포트 AI 이미

새 전기포트를 처음 사용할 때 물을 여러 차례 끓여 버리는 이른바 ‘길들이기’ 과정만으로도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일 사용하는 생활가전의 초기 사용 습관이 건강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시판 중인 전기포트를 대상으로 사용 횟수에 따른 미세플라스틱 발생 특성을 분석한 결과, 최초 사용 단계에서 가장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했으며 사용 횟수가 늘어날수록 급격히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환경 중에 존재하는 크기 5mm 이하의 고체 플라스틱 입자로, 최근 먹는 물과 식품, 공기 중에서도 검출되며 건강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 전기포트, 첫 사용이 가장 위험했다

연구원은 플라스틱·스테인리스·유리 등 3개 재질의 전기포트 11종을 대상으로 최대 200회까지 반복 사용 실험을 진행했다. 분석에는 2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을 검출할 수 있는 푸리에변환 적외선분광분석기(FT-IR)가 활용됐다.

실험 결과 모든 재질의 전기포트에서 최초 사용 시 미세플라스틱 발생량이 가장 많았다. 이후 사용 횟수가 늘어날수록 발생량은 빠르게 감소해 10회 사용 후에는 절반 수준, 30회 사용 후에는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100회 이상 사용하면 초기 대비 10분의 1 미만으로 감소했다.

200회 이상 장기간 사용한 경우에는 대부분의 제품에서 미세플라스틱 발생량이 1리터당 10개 미만 수준까지 떨어졌다.

연구원은 최근 해외 연구에서 “수돗물을 끓이는 과정에서 미네랄 성분이 뭉치며 일부 미세플라스틱이 함께 침전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점도 함께 언급했다.

재질별 차이 뚜렷…플라스틱 전기포트 가장 많아

재질에 따른 차이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미세플라스틱 평균 발생량은 1리터당 플라스틱 전기포트가 120.7개로 가장 많았고, 스테인리스 103.7개, 유리 69.2개 순이었다.

특히 플라스틱 전기포트에서는 폴리에틸렌(PE) 입자가 주로 검출됐으며, 스테인리스나 유리 제품에 비해 50㎛ 이하의 더 작은 입자 비율이 높았다. 미세할수록 인체에 흡수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건강 영향에 대한 우려도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연구원은 일반적인 먹는 물에서 검출되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0.3~315개/L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새 전기포트 사용 초기에는 음용수보다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제안한 ‘올바른 전기포트 사용법’

서울시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일 수 있는 전기포트 사용 수칙을 제시했다.

우선 새 전기포트는 사용 전 최소 10회 이상 물을 최대 수위까지 채워 끓인 뒤 버리는 ‘길들이기’ 과정을 거칠 것을 권장했다. 이는 초기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법으로 확인됐다.

제품 선택 시에는 내열유리나 스테인리스 재질을 우선 고려하고, 뚜껑이나 거름망 등 물과 직접 닿는 부위에 플라스틱 사용이 최소화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물을 끓인 뒤 바로 따르기보다는 잠시 두어 미세플라스틱 등 부유물이 가라앉도록 한 뒤 윗물만 따라 마시면 입자성 물질 섭취를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원장은 “전기포트는 매일 사용하는 필수 가전인 만큼, 재질의 특성을 이해하고 초기에 충분히 세척하여 사용하는 습관만으로도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라며 “앞으로도 시민 생활과 밀접한 제품의 안전성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건강한 서울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