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걱 부리 새의 기적…저어새가 인천에 돌아왔다

저어새라는 새를 본 적 있나요?
저어새는 이름처럼 물속을 ‘저어’ 먹이를 찾는 새입니다. 길고 납작한 부리가 주걱처럼 생겨서 영어로는 ‘숟가락 부리 새’라는 뜻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귀여운 새는 한때 지구에서 사라질 뻔했습니다. 1995년 전 세계에 남은 저어새는 430마리뿐이었습니다. 너무 적어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해야 하는 새가 됐습니다.
다행히 사람들은 저어새를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새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울 수 있는 곳을 보호하고, 갯벌과 습지를 함부로 망가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2025년 전 세계 저어새는 7,081마리까지 늘었습니다. 30년 만에 약 16배가 된 것입니다.
특히 인천은 저어새에게 아주 중요한 도시입니다. 인천에는 전 세계 저어새의 절반이 넘는 3,828마리가 찾아옵니다. 그중 남동유수지는 저어새가 새끼를 키우는 대표적인 장소입니다.
남동유수지는 공장과 도시 가까이에 있습니다. 자동차가 다니고, 사람들이 사는 곳과도 멀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저어새가 찾아옵니다.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자연을 잘 지키면 야생동물이 함께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인천시는 저어새를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해왔습니다. 새들이 안전하게 알을 낳을 수 있도록 인공섬을 만들고, 천적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시설도 설치했습니다. 또 저어새의 다리에 가락지를 달아 어디로 이동하는지 조사했습니다.
저어새가 늘어난 것은 단순히 새 한 종류가 많아졌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저어새가 잘 산다는 것은 갯벌과 습지가 건강하다는 신호입니다. 갯벌에는 작은 물고기와 게, 조개 같은 생물이 살고, 저어새는 그 생물을 먹고 삽니다.
그래서 저어새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새입니다.
“자연을 지키면 생명은 다시 돌아올 수 있어요.”
한때 사라질 뻔했던 저어새가 다시 날아오고 있습니다. 인천의 하늘과 갯벌 위에서 펼쳐진 이 작은 기적은 우리에게 중요한 숙제를 남깁니다.
저어새가 계속 찾아오는 도시를 만들려면, 갯벌과 습지, 그리고 그곳에 사는 작은 생명들까지 함께 지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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