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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평등하지 않다”…기후위기 시대, 경기도 재난 매뉴얼 바꾸나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 5분 걸림 -
박은주 경기도의원
[경기도의회]

극한호우와 폭염이 일상화하면서 과거 기상자료에 맞춰 만든 재난 대응 체계도 기후위기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기도의회에서 나왔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 여성 등 재난 상황에서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계층을 따로 고려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은주 경기도의원(더불어민주당·파주1)은 2일 경기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경기도 재난 대응 매뉴얼을 기후위기 상황에 맞게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최근 잦아진 극한호우와 이상고온을 단순한 일회성 자연재해가 아닌 기후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재난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불과 10~15분 사이에 하천과 도로의 수위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사례가 나타나는 만큼 과거 평균 기후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진 기존 대응 기준만으로는 피해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특히 기후재난의 피해가 사회 구성원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재난의 위험은 모든 도민에게 평등하게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령자의 경우 스마트폰을 이용한 재난문자나 디지털 정보에 익숙하지 않아 긴급 대피 정보를 늦게 접할 가능성이 있다. 장애인은 시각·청각 장애 유형에 맞는 정보가 부족하거나 대피소에 계단과 높은 턱이 있을 경우 이동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대피시설을 이용하는 여성에게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생활을 보호할 공간이 부족하거나 남녀가 분리된 위생시설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대피 과정에서 추가적인 불편과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에 따라 경기도가 재난 대응 체계를 세 가지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선 과거 기상통계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최신 기후변화 전망과 극한기상 가능성을 반영하는 예측 중심의 재난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취약계층별 대피 지원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장애 유형에 맞춘 재난 알림을 제공하고 대피시설의 휠체어 접근성을 점검하는 한편, 홀몸 노인 등에게 긴급 상황에서 대피를 도울 전담 인력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대피소에는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칸막이와 성별을 구분한 위생시설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재난 관리 부서뿐 아니라 복지와 여성·가족 관련 부서가 재난 발생 초기부터 함께 대응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고령자와 장애인 등 지원이 필요한 주민의 정보를 평소 관리하는 부서가 재난 대응에 함께 참여해야 실제 대피 과정에서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박 의원은 “한 사회의 안전 수준은 가장 취약한 도민이 재난 속에서 얼마나 안전하게 보호받는가에 달려 있다”며 “단 한 명의 도민도 재난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지 않도록 경기도가 선제적이고 과감한 결단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과거의 경험을 넘어서는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재난 대응의 초점 역시 ‘평균적인 주민’에서 ‘가장 대피하기 어려운 주민’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위기가 심화할수록 재난 대응 정책에 사회적 취약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기후재난 불평등’ 문제가 지방정부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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