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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 없는 은행에서 탄소가 나온다?…범인은 전기와 컴퓨터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 5분 걸림 -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점포
[챗지피티]

은행이라고 하면 돈을 맡기거나 빌려주는 곳을 떠올린다. 자동차 공장처럼 굴뚝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은행에서도 온실가스가 나온다고 한다. 어떻게 된 일일까.

최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5년 네 은행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모두 수만 톤에 달했다. 국민은행이 9만1395tCO₂eq(이산화탄소환산톤)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6만8726톤, 우리은행 6만8620톤, 하나은행 6만5832톤이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전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각각 1.25%, 1.01% 늘었다. 반대로 신한은행은 2.82%, 우리은행은 4.21% 줄었다.

은행에 굴뚝도 없는데 온실가스는 어디서 나올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곳은 은행 건물이다.

은행에는 전국에 영업점과 사무실이 있고 냉난방기와 조명, 엘리베이터 등이 하루 종일 돌아간다. 이 시설을 움직이려면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석탄이나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더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바로 ‘데이터센터’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송금하고 계좌를 확인할 때마다 은행의 수많은 컴퓨터와 서버가 움직인다. 서버는 24시간 작동해야 하고 열도 많이 발생해 이를 식히기 위한 냉방장치도 필요하다. 인터넷·모바일뱅킹 이용자가 늘수록 이런 시설의 중요성도 커진다.

은행이 업무용 자동차를 운행하거나 건물에서 연료를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은행은 물건을 만드는 공장은 아니지만, 거대한 사무실과 컴퓨터 시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이다.

전기를 덜 쓰고 친환경 전기를 쓰면 줄일 수 있어요

은행들이 온실가스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에너지 사용량을 보면 국민은행은 1484TJ(테라줄), 하나은행 1353TJ, 신한은행 1143TJ, 우리은행 1049TJ를 사용했다.

국민·신한·우리은행은 2년 연속 에너지 사용량을 줄였지만 하나은행은 2년 연속 증가했다.

은행들은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거나 오래된 조명을 고효율 LED로 바꾸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2분기부터 본점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약 46%를 직접전력거래(PPA)를 통해 수력발전으로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양의 전기를 사용해도 석탄발전 대신 태양광·풍력·수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사용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은행의 기후 영향은 또 있다…‘어디에 돈을 빌려주느냐’

그런데 은행과 기후변화의 관계에는 한 가지가 더 있다.

은행은 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여러 사업에 투자한다. 만약 석탄발전소나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에 막대한 돈을 빌려준다면 그 돈을 이용한 사업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금융회사의 대출·투자와 연결된 온실가스를 ‘금융배출량’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은행 건물과 에너지 사용 등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만 보고 어느 은행이 가장 친환경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은행이 직접 사용하는 에너지는 물론이고 어떤 기업과 산업에 돈을 빌려주고 투자하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이 기후변화와 상관없는 ‘돈만 다루는 회사’가 아닌 이유다. 우리가 사용하는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따라 지구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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