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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은 상어·침팬지·범고래의 날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 5분 걸림 -
상어, 침팬지, 범고래 이미지
[챗지피티]

7월 14일은 조금 특별한 날이다. 바다의 상어와 범고래, 아프리카 숲에 사는 침팬지가 나란히 달력에 이름을 올린다.

이날은 ‘상어 인식 증진의 날’, ‘세계 침팬지의 날’, ‘세계 범고래의 날’이다. 서로 사는 곳도, 생김새도 전혀 다른 세 동물의 기념일이 공교롭게 같은 날 겹친 것이다.

무서운 상어가 아니라, 위험에 처한 상어

상어 인식 증진의 날은 영화 속 ‘무서운 바다 괴물’로만 알려진 상어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상어가 처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상어는 사람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그려질 때가 많지만, 실제로는 인간의 어업 활동 때문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전 세계 외해성 상어와 가오리의 개체수는 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을 향한 상대적 어획 압력은 18배로 늘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상어가 모두 71% 줄었다’는 뜻은 아니다. 먼바다에 사는 상어와 가오리를 조사한 결과다. 환경 문제를 이해할 때는 큰 숫자뿐 아니라, 무엇을 조사한 수치인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침팬지의 날이 7월 14일인 까닭

세계 침팬지의 날은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제인 구달 박사와 관련이 있다. 1960년 7월 14일, 당시 26세였던 구달 박사가 야생 침팬지를 연구하기 위해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베 지역에 도착한 날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침팬지 가운데서도 서아프리카에 사는 ‘서부침팬지’의 상황은 심각하다.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서부침팬지는 1990년부터 2014년까지 개체수가 약 80% 줄어 약 5만2800마리가 남은 것으로 추정됐다.

숲이 농경지나 광산으로 바뀌면서 살 곳이 줄고, 밀렵과 질병까지 겹친 결과다. 과거 11개 나라에서 발견됐지만 베냉과 부르키나파소, 토고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췄다.

범고래 전체가 25% 줄었다는 뜻은 아니다

세계 범고래의 날은 야생 범고래와 바다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날이다. 범고래는 가족 단위로 생활하고, 무리마다 서로 다른 소리와 사냥 방법을 배우는 영리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범고래가 25% 감소했다’는 수치도 범고래 전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미국과 캐나다 사이 살리시해 주변에 사는 남부정착형 범고래 개체군을 가리킨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이 개체군은 1995년 최고점과 비교해 2020년 12월 74마리까지 줄어 25% 넘게 감소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먹이인 치누크연어 감소와 독성 오염물질, 선박의 소음과 방해 등이 꼽힌다.

기념일은 축하가 아니라 ‘함께 살자는 약속’

동물 기념일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그 동물이 반드시 많이 사라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구를 기념하거나 동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진 날도 있다.

그러나 상어와 침팬지, 범고래가 실제로 인간의 어업과 서식지 파괴, 밀렵, 오염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들이 사라지면 문제는 동물 몇 종이 없어지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상어와 범고래는 바다 먹이망의 균형에 영향을 주고, 침팬지는 씨앗을 옮기며 숲이 건강하게 이어지는 데 도움을 준다. 한 생물이 사라지면 서로 연결된 다른 생물과 인간의 삶도 흔들릴 수 있다.

청소년이 당장 먼바다의 상어나 아프리카의 침팬지를 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숫자를 정확히 확인하고, 야생동물을 함부로 소비하거나 괴롭히는 문화를 경계하는 일은 할 수 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바다와 숲을 오염시키지 않는 생활도 작은 출발점이다.

7월 14일은 세 동물에게 축하를 건네는 날인 동시에 묻는 날이다.

“우리는 이 지구에서 다른 생명과 함께 살아갈 준비가 돼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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