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전 식물표본 326만점, 디지털로 되살아나다

국립생물자원관이 130년 전 식물표본을 포함한 대규모 디지털 표본 자료를 공개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고해상도 디지털 사진으로 전환한 식물표본을 12월 30일부터 기관 누리집을 통해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는 1894년과 1985년에 채집된 ‘흰제비꽃’, ‘제비꿀’ 등 식물표본 43점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대표 식물학자인 고 이영노 이화여대 교수가 평생에 걸쳐 채집한 식물표본 1만 2천여 점도 포함됐다. 해당 표본들은 1952년부터 2008년까지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수집된 것이다.
이영노 교수는 1965년부터 1986년까지 이화여대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150여 편의 논문과 '새로운 한국식물도감' 등 여러 저서를 남겼다. 수집된 표본은 2009년 국립생물자원관에 기증됐다.
이번 공개 자료의 핵심은 신종 자생식물의 기준표본이다. 이영노 교수가 직접 발견하고 이름을 붙인 기준표본 94점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기준표본은 새로운 생물이 학계에 보고될 때 종의 특징과 이름을 결정하는 대표 표본이다. 해당 종의 정체를 규정하는 학문적 기준 자료로 활용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현재 약 326만 점의 생물표본을 보관하고 있다. 표본의 훼손과 분실을 막기 위해 2023년부터 디지털 전환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번 공개는 그 성과를 국민과 공유하는 과정이다.
자원관은 앞으로도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자유로운 열람을 확대하고, 인공지능을 포함한 디지털 기반 생물다양성 연구 활용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연구뿐 아니라 교육과 콘텐츠 산업 활용도 염두에 두고 있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생물표본의 디지털 전환은 안전한 보존 관리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길 기대한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지속 가능한 보존과 활용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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