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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F “투명한 감축 경로 없인 NDC 이행력 담보 어렵다”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 5분 걸림 -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자원인 태양광 패널과 풍력 발전기 전경 [WWF]

세계자연기금(WWF)가 한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제출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3.0)’에 대해 글로벌 평가 도구인 ‘NDCs We Want’를 적용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WWF는 이번 평가에서 한국의 2035 NDC가 실질적인 이행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량적 감축 경로 제시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53~61%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2030 NDC의 감축 목표(40%)보다 상향된 수치다. 그러나 WWF는 이번 목표가 배출량 산정 방식을 IPCC 지침에 따른 순배출(Net) 기준으로 전환하고, 감축 목표를 단일 수치가 아닌 범위로 제시함에 따라 기존 목표와 동일한 기준에서 비교·평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1.5℃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인 누적 탄소예산과 2031~2035년 연도별 감축 경로가 명시되지 않아, 감축 속도와 이행 수준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WWF는 이로 인해 한국의 NDC가 파리협정의 1.5℃ 목표에 부합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긍정적인 변화도 일부 확인됐다.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 GST) 권고를 반영해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전환 방향성을 명시한 점은 이전 NDC보다 진전된 요소로 평가됐다.

또한 국가 적응계획(NAP)과 연계한 범정부 차원의 기후적응 체계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기후대응기금과 배출권거래제(K-ETS) 등 재정·제도적 이행 기반을 함께 서술해 정책 추적 가능성의 기초를 마련한 점도 긍정적으로 분석됐다.

반면, 기후적응 정책에 비해 적응으로도 피할 수 없는 잔여 피해에 대한 ‘손실과 피해(Loss & Damage)’ 전략은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해양과 산림의 기후 임계점(tipping points)에 대한 리스크 관리 방안 역시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됐다.

WWF는 특히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에 대한 정량적 목표 설정과 국가생물다양성전략(NBSAP) 등 생물다양성 정책과의 연계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자연 회복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전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은 “정부가 NDC 발표 이후 에너지 전환 계획을 연이어 제시한 것은 탄소중립을 향한 실행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이러한 의지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연도별·부문별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완하고, 정책 결정 과정과 의견 수렴 결과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환류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치 위주의 감축을 넘어 해양과 산림 등 탄소 흡수원 보전을 위한 자연기반해법을 감축과 적응 전략에 결합할 때, NDC는 기후 대응을 넘어 자연 회복까지 포괄하는 실행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분석에 활용된 ‘NDCs We Want’는 파리협정의 핵심 원칙과 IPCC 최신 권고, 전 지구적 이행점검 결과를 통합해 각국의 NDC 실효성을 평가하는 World Wide Fund for Nature의 자체 개발 도구다. 해당 체크리스트는 목표의 1.5℃ 부합성, 투명한 이행과 점검 구조를 갖췄는지를 독립적으로 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다.

WWF는 현재 각국이 제출 중인 2035 NDC를 분석·취합하고 있으며, 전 지구적 기후 목표가 실질적인 탄소중립과 자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모니터링과 국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분석 자료 전문은 한국WWF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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