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대신 해조류 심는다…제주·통영의 바닷속 숲 가꾸기

숲을 가꾸는 일은 땅 위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바닷속 바위를 닦고 해조류를 옮겨 심어 물고기와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터전을 만드는 일도 있다. 제주와 경남 통영에서 추진하는 ‘바다숲’ 조성 사업이다.
해양수산부는 기업·공공기관 등과 함께 올해부터 2029년까지 26억원을 투입해 두 지역에 총 3.15㎢의 바다숲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지난 17일 밝혔다. 면적으로 환산하면 315만㎡다.
사업 대상은 제주 서귀포시 화순리 해역 1.6㎢와 통영시 욕지면 도동 해역 1.55㎢다. 제주 사업에는 한국남부발전이, 통영 사업에는 부산항만공사와 BNK금융그룹,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 5곳이 참여한다. 제주도와 통영시, 한국수산자원공단도 함께한다.
바다숲 조성은 해조류가 자리 잡을 환경을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 먼저 바위 표면에 붙은 불순물을 제거한다. ‘갯닦기’라고 부르는 작업으로, 해조류의 포자가 바위에 잘 달라붙도록 돕는다. 포자는 해조류가 번식하는 데 쓰이는 작은 생식세포다.
이후 해조류를 옮겨 심고, 포자가 주변으로 퍼질 수 있도록 시설을 설치한다. 해조류를 먹는 성게를 제거하는 작업도 포함된다. 단순히 심는 데 그치지 않고 해조류가 자라며 번식할 여건을 함께 마련하는 것이다.
참여 기관들은 이를 통해 수산자원과 생물다양성을 늘리고 바다 생태계를 회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조류가 탄소를 흡수하는 기반을 넓히고, 바다숲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도 협력한다.
이번 사업에는 발전공기업뿐 아니라 항만공사, 금융기관, 항만 터미널 운영사까지 참여한다. 통영 사업에 힘을 보태는 터미널 운영사는 신선대감만터미널,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에이치엠엠피에스에이신항만, 부산컨테이너터미널,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이다.
관건은 조성 이후에도 관리가 이어지는 것이다. 해조류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바다 생물의 터전으로 기능하려면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기업의 참여가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바다숲 조성과 지속적인 관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과 산업의 특성을 살린 민·관 협력 모델을 더욱 확산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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