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왕산 깃대종 둥근잎꿩의비름, 산불 딛고 다시 피다

국립공원공단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안호경)는 주왕산의 깃대종인 둥근잎꿩의비름이 지난 17일부터 주왕계곡 일원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본격적인 만개 시기는 이달 말경으로 예상된다.
깃대종은 한 국립공원의 생태적·지리적·문화적 특성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야생생물을 뜻한다. 단순히 보호 대상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생태계와 문화를 알리고 주민과 탐방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대표 종’이다. 주왕산의 경우 맹금류인 솔부엉이와 야생화 둥근잎꿩의비름이 깃대종으로 지정돼 있다.
둥근잎꿩의비름은 우리나라 중북부 이북의 산지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특히 주왕산에서 처음 발견돼 학계에 보고된 식물이다. 지금도 주왕산 곳곳에 널리 분포하며, 탐방로 주변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올해 개화는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지난 3월 의성 산불로 인근 생태계가 큰 피해를 입었지만, 둥근잎꿩의비름은 이를 견디고 다시 꽃을 피워냈다. 꽃말은 ‘인내’와 ‘회복’으로,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과 생태 회복의 메시지를 탐방객에게 전하고 있다.
김진재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주왕산의 가을을 알리는 야생화를 감상하며, 깊어가는 계절의 정취와 함께 자연의 회복력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왕산의 깃대종 이야기는 단순히 한 종의 개화를 넘어, 기후위기와 산불 피해 속에서 자연이 어떻게 회복하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다. 올가을 주왕산을 찾는 탐방객들은 가을 단풍과 더불어, 작은 풀꽃이 전하는 회복의 의미를 함께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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