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만든 ‘10월 장마’… 한 달 강수량, 평년의 3.5배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이 늦가을까지 이어지는 ‘가을 장마’를 불러오고 있다. 전국 곳곳에 비가 예보된 이번 주, 강원 영동에는 최대 120㎜ 이상의 강한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14일까지 강원 영동 50∼100㎜(많은 곳 120㎜ 이상), 경기 남부·강원 영서·충청·전북 20∼70㎜, 영남 20∼60㎜, 수도권과 전남 등은 10∼50㎜, 제주도는 5∼4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11일까지 한 달간 전국 평균 강수량은 370.8㎜로, 평년(101.5㎜)의 3.5배에 달했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같은 시기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을 장마’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장기화가 겹친 결과라고 본다.
여름철 이후 약화됐어야 할 북태평양고기압이 10월 중순까지 세력을 유지하며 따뜻하고 습한 수증기를 한반도로 밀어 올리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평년보다 한반도 남쪽으로 고기압이 확장된 형태의 기압 패턴이 유지된 탓”이라며 “남쪽의 따뜻한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가 맞물리며 긴 기간 비가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기후변화로 인한 ‘계절 경계의 붕괴’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한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최근 북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장기 평균보다 1~2℃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장마전선과 유사한 형태의 수증기대가 가을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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