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릉숲에 나타난 ‘하얀 배구공’…정체는 대형 댕구알버섯

서울 홍릉숲에 흰색 배구공처럼 생긴 대형 버섯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름이 20~30㎝에 이르는 ‘댕구알버섯’이다. 이름은 귀엽지만, 생육 조건이 맞으면 지름 50㎝ 이상으로 자라는 대형 버섯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홍릉숲에서 댕구알버섯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홍릉숲에서 댕구알버섯이 처음 관찰된 것은 2017년이다. 이후에도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면서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홍릉숲의 생태적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배구공처럼 둥글고 새하얀 버섯
댕구알버섯은 갓이나 기둥이 뚜렷한 일반적인 버섯과 달리 공처럼 둥근 모양을 하고 있다. 어린 버섯은 속까지 하얗지만, 자라면서 내부가 갈색으로 변하고 수많은 포자를 만들어 퍼뜨린다.
국내 서적에는 1985년 문교부가 펴낸 ‘한국동식물도감’을 통해 처음 기록됐다. ‘댕구알’은 눈이 크고 불룩한 모습을 가리키는 옛말로 알려져 있다. 크고 둥근 버섯의 생김새가 이름에 그대로 담긴 셈이다.
속살이 하얀 어린 개체는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반인이 생김새만 보고 식용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독버섯이나 다른 종류의 버섯과 혼동할 수 있어 야생에서 발견하더라도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정력에 좋다”는 속설, 연구 결과는 달랐다
댕구알버섯을 둘러싼 대표적인 속설도 있다. 민간에서는 성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지만 과학적인 연구 결과는 달랐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이용연구과와 성균관대학교 약학 연구팀의 공동연구 결과, 댕구알버섯 추출물의 성기능 개선 효과는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마이코바이올로지(Mycobiology)’에 게재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만 믿고 야생 버섯을 섭취하면 건강과 안전을 해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도심 속 생태 보고 ‘홍릉숲’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홍릉숲은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으로, 도심 한가운데서 다양한 식물과 곤충·버섯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 공간이다. 댕구알버섯이 2017년부터 꾸준히 발견됐다는 것은 이곳에 버섯이 자라기에 적합한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유림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이용연구과 연구관은 “지속가능한 생물다양성 보존이 중요한 시점에 홍릉숲의 생태적 가치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앞으로도 산림버섯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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