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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여행을 넘어 ‘재생’을 말하다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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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카우아이는 야생 숲을 모방해 울루(빵나무)를 비롯한 다종 다양한 하와이 전통 작물과 열대 식물을 경작하는 유기농 숲 시스템을 갖춘 재생 농장이다.
[하와이관광청]

하와이 관광청이 소개하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는 ‘재생 가능 여행(Regenerative Tourism)’이다. 단순히 자연과 문화를 지키는 ‘지속 가능 여행’을 넘어, 지역 환경과 공동체가 더 나은 방향으로 회복·성장하도록 돕는 참여형 여행 방식이다.

하와이의 다섯 개 섬(오아후, 카우아이, 마우이, 몰로카이, 하와이 아일랜드)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여행자가 직접 현지 주민과 함께 생태 복원, 전통 계승, 지속 가능한 식문화를 경험하도록 설계됐다. 하와이 관광청은 15개 단체와 협력해 ‘지역사회 관광 협력체(Community Tourism Collaborative)’를 꾸리고, 여행자들이 현장에서 몸소 참여할 수 있는 ‘재생 가능 여행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왔다.

카우아이, 숲에서 배우는 지속 농업

카우아이 북부의 ‘커먼 그라운드 카우아이’는 재생 농업 현장을 보여주는 대표적 공간이다. 울루(빵나무)와 전통 작물, 열대 식물을 함께 재배하는 유기농 숲 시스템을 기반으로, 여행객은 농장 투어와 팜 투 테이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매주 화~목요일에는 하와이 전통 꽃목걸이 ‘레이’ 만들기 체험이 더해져, 지역 농업이 가진 가치를 오감으로 체득할 수 있다. 참가비는 농업 인프라와 교육에 재투자된다.

코나에서 전통 카누를 타다

하와이 아일랜드의 ‘아넬라카이 어드벤처’는 “가스 無, 기름 無, 생태계 침입 無” 원칙을 지킨 해양 액티비티를 운영한다. 전통 카누와 카약을 타고 바다를 노 저으며 이동하는 체험은 하와이 고유 항해법을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특히 야간 스노클링 투어에서는 만타 레이를 직접 마주하며, 바다 생태계의 신비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카에후는 마우이섬의 100% 그대로인 자연으로의 복원을 목표로 지역 주민과 여행자가 함께 참여하는 생태계 복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와이관광청]

마우이, 함께 복원하는 해안 생태계

마우이섬의 카에후 만은 여행자가 ‘환경 복원’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현장이다. 모래 언덕 복구, 토종 식물 복원 등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활동이 중심이다. 단순히 관광지를 다녀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머물렀던 곳을 더 나은 모습으로 남기고 간다”는 재생 여행의 가치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오아후·몰로카이·하와이 아일랜드까지

오아후에서는 쿠일리마 농장, 노스 쇼어 에코투어, 혼파 혼간지 사찰 등 다양한 기관이 참여한다. 농업 체험, 트레킹, 문화 교육, 봉사 활동이 결합된 프로그램은 여행자와 지역사회의 거리를 좁힌다. 몰로카이 랜드 트러스트는 섬 고유 생태계를 지키는 보호 활동을 여행자에게 열어두고 있다. 하와이 아일랜드에서는 전통 화덕 ‘이무(Imu)’ 요리 체험과 유기농 차 재배지 투어가 인기를 끈다.

“소비자가 아닌, 회복의 동반자로”

참여 단체 관계자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하와이의 미래를 생각하는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하와이 관광청 역시 “여행자가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지역 회복에 기여하는 동반자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재생 가능 여행은 여행자가 머문 자리에서 환경과 문화가 회복되는 선순환을 지향한다. 하와이의 새로운 실험은 ‘의미 있는 여행’을 찾는 이들에게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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