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숲에서 신종 ‘광릉콩꼬투리버섯’ 발견...학계 보고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임영석)이 광릉숲에서 새로운 버섯을 발견해 학계에 신종으로 보고했다. 이름은 ‘광릉콩꼬투리버섯(Xylaria gwangneungensis)’. 국명이나 학명에 ‘광릉’이 붙은 버섯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릉숲은 조선 세조의 능역으로 지정된 이후 550여 년 동안 보존돼 온 우리나라 대표 천연림이다. 2010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번 발견은 광릉숲이 역사·문화적 가치를 넘어 생물다양성의 보고임을 다시 입증한 셈이다.
현재 국내에 알려진 버섯은 2,302종이며, 이 가운데 707종이 광릉숲에 산다. 즉, 우리나라 버섯의 3분의 1이 이곳에서 발견된다는 뜻이다.
새로 보고된 ‘광릉콩꼬투리버섯’은 참나무류의 고사목에서 자라는 아주 작은 버섯이다. 크기는 약 5㎜로 검은색 짧은 대 위에 둥근 머리를 가진 독특한 형태다. 형태와 유전자 분석 결과, 기존에 알려진 종들과 명확히 다른 신종임이 확인됐다.
이 버섯은 자낭균류(Ascomycota)에 속한다. 표고나 송이처럼 눈에 잘 띄는 담자균류와 달리, 대부분 작고 목질성 자실체를 가진다. 낙엽과 고사목을 분해해 숲의 영양 순환을 돕거나 나무와 공생하는 ‘숲의 숨은 일꾼’이다. 자낭균류에는 미식으로 유명한 트러플, 약용으로 쓰이는 동충하초, 맹독성 붉은사슴뿔버섯 등도 속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광릉콩꼬투리버섯뿐 아니라 강원도에서 신종 ‘바늘콩꼬투리버섯(Heteroxylaria aciculiformis)’, 국내 미기록종 ‘부스러기콩꼬투리버섯(Xylaria frustulosa)’도 함께 확인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Mycobiology 2025년 9월호에 실렸다.
김대호 국립수목원 연구원은 “광릉숲은 여전히 새로운 생물종을 품고 있는 생태 보고”라며 “이번 신종 발견이 그 가치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경 산림생물다양성연구과장은 “앞으로도 국내 산림에서 미기록종과 신종을 꾸준히 발굴해 생태계 보전과 학술 연구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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