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곳곳서 ‘생명의 순간’ 포착… 여우·산양·팔색조의 양육 장면 공개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사장 주대영)이 추석을 맞아 국립공원 내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의 귀중한 ‘육아 장면’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에는 여우, 고라니, 산양, 팔색조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새끼를 보살피는 모습이 담겨, 국립공원이 생명 보전의 최후 보루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단이 공개한 영상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장면은 소백산 여우의 대가족 양육 영상(2024년 4월 16일 촬영)이다. 영상 속 어미 여우(6세 추정)는 굴 주변에서 무려 12마리의 새끼를 젖 먹이며 돌보고 있다.
더 주목되는 부분은 과거 이 어미 여우에게서 태어난 개체(암컷 2세 추정)가 어미와 함께 새끼들을 돌보는 ‘공동양육’의 모습이다. 이는 멸종위기종 복원 과정에서 보기 드문 사회적 행동으로 평가된다.
가야산 국립공원에서는 야생의 긴박한 생존 장면이 포착됐다. 2019년 6월 18일 촬영된 영상에서는 담비(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의 공격으로부터 새끼를 지키기 위해 어미 고라니가 몸을 던져 싸우는 장면이 담겼다.
날렵한 포식자 담비를 향해 과감히 돌진하며 새끼를 보호하는 어미의 모습은 야생의 강인한 모성애를 생생히 전한다.
속리산과 설악산에서는 산양 모자의 다정한 모습이 기록됐다. 속리산 고지대 암벽에서 어미 산양과 새끼가 나란히 앉아 휴식하는 모습(2023년 10월 9일 촬영), 설악산에서 새끼에게 젖을 물리는 장면(2021년 7월 16일 촬영)은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산양의 희귀한 생활상을 보여준다. 새끼가 어미 곁에 몸을 기대며 휴식하는 모습은 깊은 유대감과 생명의 연속성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는 여름철새인 팔색조(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가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장면(2025년 7월 8일 촬영)이 포착됐다. 울창한 숲 속 둥지에서 새끼를 정성껏 돌보는 팔색조의 행동은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노루, 멧돼지 등 다양한 야생동물의 양육 장면이 함께 공개됐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이번에 공개한 영상은 인간의 개입 없이 자연에서 포착된 귀중한 생명의 기록”이라며 “국립공원이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야생동물이 안정적으로 서식하고 번식할 수 있는 생태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앞으로도 주요 국립공원에 설치된 생태관찰 장비를 활용해 멸종위기종의 서식 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복원 및 보호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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