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샌델·최재천 “청년의 정의감으로 기후위기 넘어야”…DMZ서 생태평화 논의

‘2025 DMZ OPEN 에코피스포럼’이 3일 경기도 고양 소노캄 그랜드볼룸에서 개막했다. 현장은 200여 명의 청중으로 가득 찼다.
포럼 주제는 ‘더 큰 평화 – DMZ에서 시작하는 미래 길 찾기’로 무대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세계적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나란히 섰다. 세 사람은 평화와 생태 그리고 세대 간 정의를 화두로 미래의 길을 논의했다.
샌델 교수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정의로운 사회는 각 세대가 서로에게 책임을 지는 사회이며, 평화는 세대 간 정의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위기와 불평등, 세대 간 갈등의 시대일수록 공동선의 윤리를 되살려야 한다”며 “한국 청년 세대는 정의감이 강하고, 기후와 평화의 문제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DMZ의 생태·평화 가치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경기도가 매년 열고 있는 국제 포럼이다. 올해는 특히 ‘세대 정의’를 새로운 키워드로 삼아, 미래 세대가 주체로 참여하는 평화 담론의 확장을 시도했다.
김동연 지사는 개회사에서 “DMZ가 회복한 평화의 가치를 인간의 세계로 이어가야 한다”며 “이제는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 성장, 즉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태와 평화, 상생과 공존의 가치를 깊이 새기며 그것을 다음 세대에 남기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이라며 “경기도는 더 큰 평화를 만드는 플레이메이커로서 DMZ와 경기북부를 생태와 평화, 경제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평화와 생태가 결국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능케 하는 가장 큰 원천이 될 것”이라며,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기도의 정책 구상을 소개했다.
그는 DMZ 평화콘서트, 걷기대회, 에코피스포럼 등 도의 평화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DMZ는 더 이상 단절의 상징이 아니라, 협력과 공존의 미래가 시작되는 곳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의 하이라이트는 김동연 지사, 샌델 교수, 최재천 교수가 함께한 기조 대담이었다. 사회를 맡은 최 교수는 “DMZ는 단순한 분단의 공간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 세대가 함께 공존하는 새로운 실험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샌델 교수는 “청년 세대가 정의와 공동선에 대한 새로운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르침이 아니라, 사회가 그들의 실험과 질문을 북돋우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는 협상의 결과가 아니라 책임의 실천에서 비롯된다. 미래 세대에게 이 책임을 잇게 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최재천 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를 ‘MZ세대’라 부르며 이기적이라고 비판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정의감이 강한 세대”라며 “이 세대는 정의로운 사회를 원하고, 기후위기나 생태문제에도 주체적으로 반응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불법계엄 사태 때 젊은 세대가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서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며 “환경과 정의의 문제도 그들이 즐겁게 나설 때 변화가 생긴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은 그런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국 청년들의 정의감과 도전 정신에서 비롯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이번 포럼을 통해 지난 3년간 이어온 ‘더 큰 평화’ 담론을 마무리하고, DMZ를 ‘평화·생태·세대 정의가 만나는 공간’으로 재정의했다. 도는 이 논의를 바탕으로 ‘열린 DMZ(OPEN DMZ)’ 비전을 확장해, 평화를 설계하고 실천하는 국제협력 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DMZ는 과거 냉전의 상징에서 이제는 생태·기후·세대 평화의 실험지로 변모하고 있다”며 “에코피스포럼을 통해 국내외 학자, 청년,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열린 담론의 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럼은 5일까지 진행되며, 기후위기 대응, 생태평화 관광, 접경지역 재생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세션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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