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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독수리 가족, 한라산 절벽서 발견...1948년 이후 처음

오두환 기자
오두환 기자
- [object Promise]분 걸림 -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검독수리(수컷 성조)
[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대형 맹금류인 검독수리의 번식 둥지가 제주 한라산에서 77년 만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이창석)은 최근 한라산 북쪽 절벽 지대에서 지름 약 2m, 높이 1.5m에 이르는 검독수리의 둥지를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올해 5월 이 둥지에서 암수 한 쌍과 새끼 한 마리가 함께 서식하는 장면을 약 200m 떨어진 지점에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둥지는 마른 나뭇가지를 엮어 만든 형태로, 내부에는 마른 풀과 푸른 솔가지가 깔려 있었다. 연구진은 번식에 참여한 개체를 모두 6년 이상 된 성조로 추정했으며, 새끼는 7월 조사에서 둥지를 떠난 것이 확인됐다.

국립생태원은 검독수리가 번식지를 쉽게 옮기지 않는 특성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같은 장소에서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번 발견은 1948년 미군 장교 로이드 레이몬드 울프(Lloyd Raymond Wolfe)가 경기도 예봉산과 천마산 일대에서 번식 둥지를 기록한 이후 77년 만의 사례다. 울프는 당시 한국인 가이드 김훈석 씨의 안내로 관찰한 내용을 1950년 미국 조류학 저널 더 오크(The Auk) 에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

검독수리 둥지 내 암컷 성조와 유조
[국립생태원]

날개 길이가 2m가 넘는 검독수리는 수리목 수리과에 속하는 대형 맹금류다. 유럽과 아시아, 북아메리카 등 북반구 전역에 분포하며 국내에서는 주로 겨울철에 소수 개체가 관찰돼 왔다. 사슴·토끼·고라니 등 포유류와 오리·꿩 같은 조류를 사냥하고 동물 사체도 먹는다. 1~2월에 1~4개의 알을 낳고 44~45일간 품은 뒤, 부화한 새끼를 70~100일 동안 기른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번식 둥지 발견을 계기로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등과 협력해 서식지 보전을 강화하고, 개체의 기원과 번식 현황을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검독수리의 번식 둥지 발견은 역사적·학술적으로 가치가 크다”며 “멸종위기종의 서식지 보전과 보호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숫자로 보는 검독수리

학명: Aquila chrysaetos

날개 길이: 2m 이상

먹이: 사슴·토끼·고라니 등 포유류, 오리·꿩 등 조류, 동물 사체

번식: 1~2월 산란(1~4개 알), 포란 44~45일, 육추 70~102일

국내 기록: 1948년 경기도 예봉산 이후 77년 만에 번식 둥지 확인 (2025년, 한라산)

분포 지역: 유럽·아시아·북아메리카 등 북반구 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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