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정책의 역설, 스페인 쓰레기 처리비 폭등으로 민심 ‘부글’

EuroWeekly News 홈페이지 캡

스페인 전역 가정의 쓰레기 수거 요금이 올해 들어 급등하면서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지 매체 EuroWeekly News는 16일 “2025년 들어 다수 지방자치단체에서 폐기물 관리비가 전년 대비 최대 30% 인상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쓰레기 수거·처리비 상승의 주된 원인은 새로운 유럽연합(EU) 폐기물 규제지자체 재정 부담 증가다.
EU는 ‘매립 제로(Zero Landfill)’ 목표에 따라 쓰레기 매립을 줄이고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규정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가 쓰레기 선별·운송·재활용 인프라 확충에 나서면서 비용이 급증한 것이다.

스페인 남부 코스타 델 솔(Costa del Sol)과 발렌시아, 세비야 지역에서는 가정당 평균 쓰레기 요금이 월 15~20유로에서 25유로 이상으로 오르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일부 지방에서는 “환경 규제를 위한 투자금이 고스란히 가정 요금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환경단체들은 “재활용을 장려하는 방향은 맞지만, 시민에게 과도한 부담이 전가돼선 안 된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비용 조정과 사회적 지원을 촉구했다. 반면 일부 지방정부는 “기후변화 대응과 순환경제 전환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유럽 각국이 탈탄소·순환경제 정책을 강화하면서, ‘환경 비용의 사회적 분담’ 문제는 점점 더 뜨거운 논쟁이 되고 있다.
스페인 환경단체 ‘에코우르바나(EcoUrbana)’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시민 참여뿐 아니라 정부의 공정한 재정 책임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