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셔 강변에 6m ‘쓰레기 산’…지자체 폐기물도 확인

더가디언 홈페이지 기사 캡처

영국 잉글랜드 옥스퍼드셔의 한 들판에서 길이 150m, 높이 최대 6m에 이르는 대규모 불법 폐기물 더미가 발견되면서 영국 내 폐기물 관리 체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가디언은 19일 보도를 통해 해당 쓰레기 더미 속에서 영국 남동부 지방정부가 배출한 폐기물과 지역 학교에서 나온 생활쓰레기까지 섞여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지역은 강 바로 옆의 홍수범람지다. 폭우가 잦은 최근 기후 상황을 고려하면, 폐기물 더미에 포함된 중금속·유류·전자제품 파편 등이 강으로 유입될 경우 심각한 수질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가디언은 이번 사건에 대해 단순한 불법 투기가 아니라 지방정부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조직적 문제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발견된 쓰레기에는 지자체 위탁 폐기물뿐 아니라 초등학교에서 배출된 생활쓰레기까지 포함돼 있어, 일부 수거업체가 처리 비용을 아끼기 위해 불법 매립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지적된다.

영국의 환경 전문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지방정부 폐기물 관리 체계 안에 대규모 사기나 부패가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영국 환경청도 강력한 반응을 보였다. 환경청은 “이번 사안은 대규모 불법 폐기물 투기의 역겨운 사례이며, 시민들의 분노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폐기물 정리에 직접 나서지 않고, “정리 비용은 책임 있는 당사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수사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 쓰레기 더미를 ‘생물다양성 핵폭탄’이라고 규정했다. 폐기물에는 미세플라스틱, 중금속, 유류 캔 등 다양한 유해물질이 섞여 있어 주변 강과 습지 생태계를 장기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가디언은 영국 상원 환경·기후변화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영국에서 불법 매립되는 폐기물은 연간 약 3천8백만 톤에 이르며, 이는 웸블리 경기장을 35번 채울 수 있는 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영국 곳곳에서 증가하는 불법 폐기물 범죄의 한 단면일 뿐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의원은 “해당 불법 투기물을 정리하는 데 드는 비용만 해도 지방의회의 연간 예산 전체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 차원의 개입을 촉구했다.

이번 사태는 영국이 직면한 폐기물 관리 위기의 현실을 드러내며, 불법 투기 근절과 폐기물 처리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