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기연구센터 해체' 트럼프의 기후 과학 흔들기

가디언 홈페이지 기사 캡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콜로라도 볼더에 있는 세계적 기후·대기과학 연구기관인 국립대기연구센터(National Center for Atmospheric Research·NCAR) 해체 계획을 공식 발표하면서 국내외 과학계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국립대기연구센터 해체는 스탈린식”이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이번 조치를 트럼프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NCAR은 1960년 설립 이후 반세기 이상 전 지구 기후 시스템 연구, 기상 예측과 대기과학 분야에서 국제적 지위를 가진 연구소다. 다양한 대기·기후 모델과 슈퍼컴퓨팅 자원을 보유하며 미국과 전 세계의 기후 변화 대응 정보 생산의 핵심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수장 러셀 보트 명의로 소셜미디어 상에서 이 센터를 “국내에서 기후 공포주의(climate alarmism)의 가장 큰 근원 중 하나”라고 표현하며, 연구소의 기능 분할·축소 의사를 밝혔다. 핵심적인 기상·기후 예측 연구는 다른 기관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기고문은 역사적으로 소련 정권이 과학을 억압하기 위해 ‘기후 리센코주의(climate Lysenkoism)’와 같은 유사 과학을 권장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조치를 정치적 목적을 위한 과학 배제라고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변화를 부정하거나 축소하는 정치적 의제에 부합하는 연구만을 선호하며, 정통 기후과학을 억압하려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스탈린의 리센코주의가 과학적 현실을 무시하고 농업 정책을 왜곡해 수백만 명의 기아를 초래한 것처럼, 오늘날 과학자에 대한 박해는 극한 기상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과학기관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기후 관련 연구 인력을 축출해 온 정책이 두 번째 임기에서도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보고서는 백악관이 국립기후평가(National Climate Assessment) 참여 과학자를 해고하고 해당 보고서 작성을 중단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내 과학계와 주정부 지도자들도 이번 NCAR 해체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지사 제러드 폴리스 등은 해체가 기후·기상 연구 능력을 약화시키고 대형 자연재해 대응 역량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경 전문가는 “NCAR 해체는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기후 연구 협력 구조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NCAR의 데이터와 모델은 전 세계 수많은 기후·기상 기관이 사용하는 표준 도구로 자리 잡아 왔다.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는 현실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토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