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숲, 영국 절반 만큼 사라졌다”… 더 가디언 “인류 생존 위협” 경고
전 세계 숲의 건강이 ‘참담(dismal)’한 수준으로 악화돼 인류의 복지와 기후 대응 노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국제 보고서를 인용해 “지구의 숲이 빠르게 쇠퇴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삶과 기후 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지도자들이 ‘2030년까지 삼림 파괴 중단’을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숲의 손실은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 1년 동안 약 810만 헥타르의 숲이 벌목·산불·농지 개간 등으로 사라졌으며, 이는 영국 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 세계는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한 기준치보다 63% 뒤처져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악화 원인으로 가축 사육, 단일 작물 재배(monocropping), 벌목 산업 그리고 이들을 뒷받침하는 보조금 체계를 꼽았다.
특히 전 세계 농업 부문에 연간 4,090억 달러(약 560조 원)의 보조금이 투입되는 반면, 숲 보호 및 복원을 위한 국제 공공자금은 59억 달러(약 8조 원)에 불과하다. 이는 숲을 훼손하는 산업이 여전히 경제적으로 유리한 구조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금융권의 책임도 지적됐다. 2015년 파리협정 체결 이후 은행들이 숲 파괴 관련 기업에 투자해 얻은 이익이 약 26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아마존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가뭄과 산불이 이어지며 탄소 흡수 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로 인해 아마존에서 방출된 이산화탄소량이 독일의 연간 배출량을 웃도는 수준에 달했다는 분석도 포함됐다.
보도에 따르면, 향후 숲 보존의 분수령은 내년 브라질 벨렘(Belém)에서 열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될 전망이다. 브라질 정부는 이 자리에서 ‘Tropical Forests Forever Facility(TFFF)’, 즉 1,250억 달러 규모의 열대림 보존기금 설립을 제안할 계획이다.
보고서 저자들은 “숲 파괴를 정당화하거나 보상하는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보호 노력은 성공할 수 없다”며 “법적 구속력을 가진 과감한 개혁 없이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