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생명 곁으로…‘멸종위기종 보전주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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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송이풀부터 한강납줄개까지…복원·보호 현장 이어져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지키기 위한 일주일이 시작됐다. 단순한 기념을 넘어, 실제 서식지 복원과 방류, 지역 공동체 참여까지 이어지는 현장 중심의 보전 활동이 펼쳐진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4월 1일 ‘멸종위기종의 날’을 맞아 3월 31일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주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멸종위기종의 날’은 1987년 4월 1일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처음 지정한 것을 기념해 2021년 선포됐다.

올해 보전주간의 부제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길을 만든다”다. 국립생태원은 전국 29개 서식지외보전기관과 함께 멸종위기종의 보전과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전주간은 연구와 실천, 교육이 결합된 형태로 진행된다. 첫날인 3월 31일에는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에서 보전 연수회가 열린다. 서식지외보전기관과 공존협의체 관계자들이 모여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같은 날 경북 영양군 검마산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애기송이풀 서식지 보호 활동이 진행된다. 자생지 훼손을 막기 위해 자작나무 울타리를 설치하는 작업이다. 애기송이풀은 한반도 고유종으로, 최대 자생지인 검마산에 약 2만1천 개체가 분포한다. 그러나 임도 확장과 탐방객 증가로 서식지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월 1일에는 ‘제6회 멸종위기종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기념식은 공연과 유공자 포상, 기념식수 등으로 구성되며, 교육 전시 공간도 함께 운영된다. 현장에서 시민들이 멸종위기종 보호의 필요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보전 활동은 현장으로 이어진다. 4월 2일에는 경기도 가평군 상천천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한강납줄개 800마리가 방류된다. 인공 증식된 개체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한강납줄개는 하천 정비와 서식지 훼손으로 개체수가 줄어든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이번 방류는 단순한 개체 보충에 그치지 않는다. 방류 전후 서식지 환경 개선을 함께 추진해 복원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국립생태원은 이를 통해 개체군 안정과 멸종 위험 감소를 기대하고 있다.

이달 중에는 경북 영양군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일대에서 붉은점모시나비 서식지 조성도 진행된다. 기린초, 구절초, 제비꽃 등 먹이식물을 심어 나비가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작업이다. 서식지 기반을 복원하는 방식이다.

전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4월 17일까지 영양도서관에서는 길앞잡이류 사진과 표본이 전시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닻무늬길앞잡이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자리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주간을 통해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보전은 선언이 아니라 현장에서 완성된다. 울타리를 세우고, 물고기를 방류하고, 꽃을 심는 일. 작은 행동들이 모여 멸종의 시간을 늦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