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종은 손님, 교란종은 침입자… 생태계 균형이 흔들린다
“예쁜 꽃인데 왜 뽑아야 하죠?”
요즘 공원이나 하천 주변에서 이런 질문을 자주 들을 수 있다. 사람들이 보기엔 평범하거나 예쁜 식물처럼 보이지만, 생태계 입장에서는 ‘침입자’일 수 있다. 바로 외래종과 교란종 이야기다.
외래종은 ‘다른 나라에서 온 손님’
외래종은 원래 우리나라에 살지 않던 동식물이 외국에서 들어온 경우를 말한다.
사람이 관상용이나 식용으로 들여오기도 하고, 물건에 붙어 배나 비행기를 타고 자연스럽게 유입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먹는 감자, 옥수수, 튤립 등이 모두 외래종이다.
이들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거나 농업에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 외래종이라고 해서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교란종은 ‘문제를 일으키는 불청객’
하지만 외래종 중에는 우리 자연의 균형을 깨뜨리는 존재가 있다. 이런 종을 ‘교란종’, 정확히는 ‘생태계교란생물’이라고 부른다.
교란종은 번식력과 생존력이 강해 토종 생물의 먹이나 서식지를 빼앗고, 생태계를 빠르게 바꿔버린다.
대표적인 교란종에는 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 큰입배스, 단풍잎돼지풀, 가시박 등이 있다. 황소개구리는 몸집이 크고 식성이 왕성해 작은 개구리와 곤충을 마구잡이로 잡아먹는다.
단풍잎돼지풀은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켜 사람의 건강에도 해롭다. 이처럼 교란종은 자연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피해를 준다.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환경부는 매년 생태계교란 생물을 지정하고, 제거 작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래종이 모두 나쁜 건 아니지만, 한 번 퍼진 교란종은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학교나 지역사회에서도 외래종 관찰 활동, 교란식물 제거 봉사, 토종식물 심기 같은 프로그램이 점점 늘고 있다.
이런 활동은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자연을 지키는 ‘생태 시민’으로 성장하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자연을 지키는 작은 습관
우리 주변의 자연을 자세히 보면 예쁜 꽃 뒤에 숨은 생태의 이야기가 있다.
산책길에서 낯선 식물이나 동물을 만난다면, 한 번쯤 이렇게 물어보자.
“이 친구, 혹시 외래종일까?”
작은 호기심이 지구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