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속 숨은 미세플라스틱, 서울시가 정밀 분석기술 첫 개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대기 중 미세먼지에 섞여 있는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1㎛(마이크로미터)급 초미세 입자까지 분석 가능한 기술로, 국내 지방자치단체 연구기관이 독자적으로 확보한 사례는 처음이다.
연구원은 2021년 전국 보건환경연구원 가운데 처음으로 라만(Raman) 분광기를 도입해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시료 채취, 유기물 제거, 필터링, 분석 과정 전반을 서울 지역 대기 특성에 맞게 개선해 ‘서울형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분석기술’을 완성했다. 이번 기술은 ‘미세먼지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 분석방법’(등록번호 제10-2858909호)으로 지난 9월 9일 특허 등록을 마쳤다.
기술의 핵심은 초미세 플라스틱을 정교하게 걸러내고, 다른 유기물로 인한 분석 방해를 최소화한 점이다. 시료는 30% 과산화수소 용액과 초음파 처리를 통해 유기물을 제거한 뒤 실리콘 필터로 여과된다. 이후 라만 분광기를 이용해 입자의 ‘고유 진동수’ 차이를 분석함으로써 미세플라스틱의 개수와 종류를 정확히 식별한다.
분석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도 추가됐다. 시료 무게를 정밀 측정해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여과량을 자동으로 줄여, 필터 위에 입자가 겹쳐 쌓이는 ‘과포집’ 문제를 방지하는 방식이다. 연구원은 이를 통해 입자 크기별 분석 조건을 최적화하고 분석 시간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번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미세플라스틱 시험방법의 표준화와 법제화에 대비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또 수도권 지자체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데이터를 공동으로 수집·분석하며, 시민에게 체감 가능한 환경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지난 3년여 연구 끝에 서울시 대기질에 최적화된 미세플라스틱 분석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창의적 연구를 이어 시민 눈높이에 맞는 환경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