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아픈 건 누구 탓?”…추미애 “기후위기는 천재 아닌 인재”

기후위기를 자연재해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경기도에서 나왔다. 기후위기의 원인과 책임을 따져 묻고 미래세대를 보호하기 위해 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23일 경기도서관에서 열린 기후 컨퍼런스에서 기후위기를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로 규정하며 기업과 국가의 책임, 시민사회의 연대를 강조했다.

추 지사는 이날 개회사에서 “기후위기를 얘기할 때 누구도 책임을 안 지려고 천재(天災)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결코 천재(天災)가 아니라 인재(人災)다”라고 말했다.

이어 “콕 집어서 누가 만들었다고 추궁을 할 수 없지만 누가 더 많은 기여를 했는지는 데이터를 통해 추궁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기후위기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된 문제인 만큼 책임 소재를 과학적 자료로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추 지사는 기후위기의 책임을 묻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후위기에 책임이 있는 기업이나 국가는 다 힘이 있다. 그래서 징벌이 대단히 어려운 공공범죄, 침묵의 범죄라 할 수 있다”며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명을 지키고 인권을 지키는 시민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경기도서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경희대학교와 공동 개최한 ‘2026 경기도서관 기후 챕터’의 대표 컨퍼런스 ‘우리가 빌려 쓰는 세계’로 마련됐다.

추 지사는 시민들이 직접 만든 손뜨개 그늘막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연대의 상징으로 소개했다.

전국 시민들이 제작한 손뜨개 작품 1000개가 경기도청사와 경기도서관 사이에 설치된 것이다.

추 지사는 이를 두고 “단순한 뜨개질 그늘막이 아니라 강력한 연대의식을 아름답게 표출하는 것”이라며 “도청사와 경기도서관 사이 1천 개의 연대를 표출한 그늘막이 미래세대를 지키는 연대의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학과 예술로 풀어낸 기후위기…미래세대도 선언 참여

이날 행사에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공동 실천 의지도 확인했다.

윤명희 경기도서관장과 최석원 경희대 앵커사업단 부단장, 김민석 경희대 학생, 문지예 팔달초 어린이가 함께 ‘경기 기후 선언문’을 낭독했다.

참가자들은 “오늘의 질문을 배움으로, 배움을 실천으로 이어가겠다. 우리가 빌려 쓰는 세계를 함께 돌보고, 함께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와 설치미술가 최정화 작가가 강연자로 나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과학과 예술이라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살펴봤다.

최 교수는 물질과 에너지, 시간의 관점에서 지구환경을 이해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최 작가는 물건을 오래 사용하고 자연으로부터 빌린 자원을 되돌려주는 태도를 예술적 시선으로 풀어냈다.

행사의 중심에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환경을 다음 세대에 어떤 모습으로 물려줄 것인가라는 질문이 자리했다.

경기도서관은 25일까지 기후환경 분야 작가 14명이 참여하는 릴레이 북토크와 손뜨개 차양막 전시, 주제전시,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한편 2025년 10월 25일 수원 경기융합타운에 문을 연 경기도서관은 도서 15만2000여 권과 전자자료 26만3000여 권을 보유한 광역 대표 도서관이다.

연면적 2만7795㎡에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열람실과 체험·전시·창작 공간을 갖췄다. 경기도가 집계한 지난 9월 30일 기준 누적 방문자는 78만906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