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희귀 도마뱀은 어쩌다 서천까지 왔을까

국립생태원에서 보호 중인 코모도왕도마뱀
[챗지피티]

세계에서 가장 큰 도마뱀이 충남 서천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인도네시아 일부 섬에만 사는 코모도왕도마뱀이다. 국립생태원에 자리 잡기까지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불법 밀수 과정에서 적발돼 보호시설로 옮겨진 동물이기 때문이다.

국립생태원은 지난 23일부터 원내 사이테스(CITES) 동물 보호시설 전시관에서 코모도왕도마뱀을 공개하고 있다. 2024년 밀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적발·압류된 뒤 생태원으로 들어온 개체다. 이후 전문적인 건강관리와 보호를 받아왔다.

코모도왕도마뱀은 이름만큼이나 몸집이 크다. 국립생태원 설명자료에 따르면 야생 성체의 몸무게는 약 70㎏이다. 최대 크기 기록은 몸길이 3.13m, 몸무게 166㎏에 이른다. 다만 이는 종의 특징을 설명하는 수치로, 이번에 공개한 개체의 크기는 아니다.

고향은 인도네시아의 코모도·린차·플로레스 등 몇몇 섬이다. 건조한 초원부터 열대림과 해안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사슴이나 멧돼지 같은 포유류와 다른 파충류를 사냥하며, 죽은 동물의 사체도 먹는 육식동물이다.

거대한 몸집을 지녔지만 보호가 필요한 동물이기도 하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EN)’로 평가돼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을 뜻하는 사이테스의 부속서Ⅰ에도 올라 있어 상업적인 국제거래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이번 전시는 이처럼 거래가 엄격히 제한된 동물이 왜 밀수 대상이 됐고, 야생동물 밀거래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생각해보도록 마련됐다. 보기 드문 동물을 만나는 경험에 보호의 의미를 더한 것이다.

전시관에는 살아 있는 코모도왕도마뱀뿐 아니라 불법 야생동물 밀거래 현장을 재현한 물품도 선보인다. 국립생태원이 해온 생태계 보전 활동은 홀로그램으로 소개한다. 관람객이 동물의 생태와 밀거래 문제를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국립생태원은 공개에 앞서 전시관 개선 공사를 진행했다. 동물이 지내는 환경은 복지를 우선해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밀수 근절과 멸종위기종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는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최선두 국립생태원 전시교육본부장은 “이번 전시가 단순히 희귀 동물을 보는 것을 넘어 생명의 소중함과 야생동물 보호의 필요성을 깊이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