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꼬리 달고 온 귀한 손님, 흰꼬리수리

흰꼬리수리
[챗지피티]

흰 꼬리를 단 큰 새가 하늘을 천천히 날았다. 이름은 흰꼬리수리다. 몸은 갈색이고 꼬리는 하얗다. 부리는 노랗고, 날개를 활짝 펴면 2m가 넘을 만큼 크다.

흰꼬리수리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귀한 새다.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에는 흰꼬리수리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새로 올라와 있다. 지정일은 1973년 4월 12일이다. 그만큼 오래전부터 보호가 필요하다고 본 새다.

흰꼬리수리는 주로 강, 호수, 바닷가, 습지처럼 물이 있는 곳에서 산다. 물고기나 새,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다. 죽은 동물을 먹기도 한다. 그래서 자연에서는 ‘하늘의 청소부’ 역할도 한다. 흰꼬리수리가 산다는 것은 그곳에 먹이가 있고, 물가 생태계가 살아 있다는 뜻이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한겨레 애니멀피플 보도에 따르면, 멸종위기 1급인 흰꼬리수리가 경기 안산 대부도와 시화호 인근에서 새끼 두 마리를 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흰꼬리수리는 보통 시베리아나 유라시아 북쪽에서 새끼를 키우는 겨울철새인데, 우리나라에서 번식한 일은 매우 드물다.

이번 새끼 두 마리는 더 특별하다. 흰꼬리수리가 국내에서 번식한 기록은 2000년 전남 신안 흑산도 이후 오랫동안 보기 어려웠다. 그러다 2024년 대부도에서 다시 번식에 성공했고, 올해도 새끼 두 마리가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새를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흰꼬리수리가 알 품기를 포기한 일이 있었다. 새를 사랑한다고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오히려 새에게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특히 둥지 근처에서는 조용히, 멀리서 지켜봐야 한다.

안산시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한강유역환경청 등은 올해 흰꼬리수리 가족을 조심스럽게 살펴봤다. 안산시는 둥지 주변을 통제하고 불법 어로행위를 막는 등 보호 활동을 했다. 덕분에 새끼들이 무사히 자랄 수 있었다.

흰꼬리수리를 지키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강가나 바닷가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 야생동물을 쫓아다니지 않는 것, 둥지를 발견해도 위치를 함부로 알리지 않는 것이다. 사진을 찍고 싶을 때도 멀리서 조용히 찍어야 한다.

흰꼬리수리는 하늘을 나는 환경 신호등과 같다. 이 새가 다시 찾아오고 새끼까지 키운다는 것은 우리 주변 자연이 아직 힘을 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분명하다. 귀한 손님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조용히 지켜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