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안전사고 667건·61명 사망…탐방로 위험도 다시 살펴야
지난해 탐방객이 4331만명을 넘은 국립공원의 탐방로 안전등급 현황이 7년 전 평가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조사에서는 탐방로 5곳 중 1곳이 ‘경계·위험’ 등급을 받았다. 이후 정비 실적과 집중호우 등으로 달라진 현장 상황을 반영해 현재의 위험 수준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김포갑)이 25일 공개한 국립공원공단 자료에 따르면, 평가 대상 탐방로 730곳 가운데 152곳(20.8%)이 안전에 취약한 4·5등급으로 분류됐다. 4등급은 126곳, 5등급은 26곳이다.
탐방로 안전등급은 일반·관심·주의·경계·위험의 5단계다. ‘경계’인 4등급은 길이 유실되거나 낙석·실족 등의 위험 징후가 있는 상태를 뜻한다. 가장 높은 ‘위험’인 5등급은 재해 위험이 커 긴급 정비가 필요한 구간이다.
취약 구간은 북한산과 설악산에 집중됐다. 북한산은 143곳 중 58곳(40.6%), 설악산은 111곳 중 38곳(34.2%)이 4·5등급이었다. 두 공원에만 전체 취약 구간의 63.2%가 몰렸다. 5등급 26곳 중에서도 20곳이 두 공원에 있었다.
지난해 북한산 탐방객은 753만3114명, 설악산은 187만405명으로 집계됐다. 두 공원을 합치면 약 940만명으로, 전국 국립공원 탐방객의 21.7%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만큼 과거 위험 판정을 받은 구간이 어떻게 정비됐고 현재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다.
문제는 이번에 제출된 등급 현황의 기준 시점이다. 자료는 국립공원연구원의 2019년 안전성 평가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 수치를 현재의 위험 구간 현황으로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동안 보수된 길이 있을 수 있고, 반대로 폭우나 산불로 새롭게 위험해진 길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평가 이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팔공산과 금정산도 해당 현황에 빠져 있다. 팔공산은 지난해 탐방객이 약 300만명에 달했다. 이용객 규모는 커졌지만, 제출된 전국 단위 등급 자료만으로는 이들 공원의 위험 수준을 비교하기 어렵다.
국립공원 내 인명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집계된 안전사고는 667건으로, 61명이 숨지고 606명이 다쳤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0건을 넘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51건이 발생했다. 다만 이 통계는 국립공원 전체 안전사고로, 앞서 분류된 취약 탐방로에서 발생한 사고인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안전관리의 핵심은 위험 구간을 분류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정비 이후 위험이 얼마나 줄었는지, 새로 위험해진 구간은 없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이번 자료에서는 그 변화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 과제로 남는다.
김 의원은 “집중호우와 산불 등 기후재난으로 탐방로 여건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과거 평가 결과에만 의존해서는 실제 위험을 제때 반영하기 어렵다”며 “공단은 신규 국립공원을 포함한 전국 탐방로를 전면 재평가하고, 기후재난에 따라 위험 변화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는 상시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