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숲에 들어가니 1.8도 뚝”…폭염 식히는 ‘천연 에어컨’

도시숲 유형별 폭염, 열대야 일수
[국립산림과학원]

도심을 달구는 한여름 폭염 속에서 도시숲이 ‘천연 에어컨’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무가 우거진 숲은 한낮 기온을 최대 1.8도 낮췄고, 밤에도 도심보다 서늘한 상태를 유지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서울 도심과 여러 유형의 도시숲에서 여름철 기온과 습도를 연속 관측한 결과, 도시숲의 기온이 도심보다 최대 1.8도 낮았다고 27일 밝혔다.

활엽수 우거진 숲이 가장 시원

숲의 종류에 따라 폭염을 낮추는 효과에도 차이가 있었다.

여름철 한낮에는 활엽수림과 침엽수·활엽수가 함께 자라는 혼효림의 기온이 도심보다 약 1.5∼1.8도 낮았다. 침엽수림도 도심보다 약 1.2도 낮았지만, 활엽수가 많은 숲의 냉각 효과가 상대적으로 컸다.

활엽수는 여름이 되면 잎이 무성해지면서 넓은 그늘을 만든다. 나뭇가지와 잎이 우거진 수관이 강한 햇빛을 가리고, 잎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는 증산작용이 주변 열을 식힌다. 사람이 땀을 흘리며 체온을 낮추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나무의 높이가 다양하고 풀과 관목, 큰 나무가 여러 층으로 자라는 숲일수록 햇빛을 차단하고 열을 낮추는 효과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밤에도 도심보다 최대 1.6도 낮아

도시숲의 효과는 해가 진 뒤에도 이어졌다.

관측 결과 야간 도시숲의 기온은 도심보다 약 1.3∼1.6도 낮았다. 도시숲이 낮 동안 햇빛과 열을 덜 흡수한 데다, 밤에도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인 도심보다 복사열을 적게 내보내기 때문이다.

건물과 도로는 낮 동안 받은 열을 저장했다가 밤에 다시 내뿜는다. 이 때문에 도심에서는 해가 진 뒤에도 기온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 열섬현상이 나타난다. 반면 흙과 나무가 많은 도시숲은 열을 덜 저장해 열대야를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한다.

“도시숲 조성 때 식생 구조 반영해야”

국립산림과학원은 도시공원과 생활권 숲을 조성할 때 단순히 나무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나무 종류와 높이, 숲의 층을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수민 국립산림과학원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 연구사는 “도시숲은 여름철 한낮의 폭염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중요한 녹지 공간으로, 특히 다층 구조를 이루는 활엽수림과 침·활 혼효림은 폭염 저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 생활권 도시숲과 공원을 조성할 때 이러한 식생 구조를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폭염이 길어질수록 집과 학교, 직장 가까이에 있는 도시숲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도시숲이 경관을 아름답게 만드는 녹지를 넘어, 도심의 열을 낮추는 기후위기 대응 시설로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