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지는 산, 달라지는 숲…산림청, 산림 기후대응 본격화

‘2026년 하계 한국산림과학회’ 특별세션 1부 풍경
[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로 고산지대 침엽수가 쇠퇴하고 임산물 생산 시기도 달라지는 등 산림 생태계의 변화가 빨라지면서 산림 분야에서도 ‘사후 복구’가 아닌 ‘사전 적응’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4일 전남 여수 소노캄에서 열린 ‘2026년 하계 한국산림과학회’에서 산림 분야 기후위기 적응 기술을 주제로 특별세션을 열고 그동안 진행해 온 현장 실증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산림의 생육 환경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고산 침엽수 고사와 임산물 생산량 감소, 대형 산불 이후 산림 탄소흡수능력 저하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산림의 피해가 발생한 뒤 복구하는 기존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피해를 줄이는 적응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라지는 고산 침엽수…현장에서 생존율 높인다

특별세션 1부에서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아고산 침엽수림 보전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김보미 산림청 사무관이 우리나라 고산 침엽수의 기후적응 정책을 소개했고, 박고은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는 아고산 상록침엽수림을 기존 서식지에서 보호하기 위한 관리 실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종빈 국립목포대학교 교수는 기후변화에 따른 아고산 상록침엽수 개체군 변화와 장기적인 보전 방향을 제시했다.

아고산 침엽수림은 기온 상승과 가뭄, 적설량 변화 등에 민감한 대표적인 기후변화 취약 생태계다. 특히 고산지역은 수종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돼 있어 기후변화가 지속될수록 자연적인 회복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고로쇠 채취 시기도 변했다…임가 피해 예측 기술 개발

2부에서는 임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후적응 기술이 소개됐다.

김석주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바이오소재연구소 박사는 기후변화에 따라 진주지역 고로쇠 수액 채취 시기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김재철 에어텍 대표는 기상정보를 활용해 임산물 재배 위험을 사전에 알려주고 고로쇠 수액 채취 적기를 예측하는 서비스 개발 내용을 발표했다.

식물의 개화와 개엽 시기 변화도 주요 연구 대상으로 다뤄졌다. 김동학 국립수목원 연구사는 국민이 직접 참여한 모니터링 자료를 활용해 기후변화에 따른 식물계절 변화를 분석하는 연구를 소개했다.

2022년 울진·삼척 대형 산불 이후 산림의 탄소흡수능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분석한 연구 결과도 공개됐다. 조성식 국가농림기상센터 연구원은 산불과 같은 기후재난 이후 산림의 탄소흡수 기능이 단기간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평가했다.

“산림 기후적응, 현장에서 작동해야”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연구가 산림의 생태적 피해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임산물 생산과 임가 소득을 보호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고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사는 “이번 성과는 멸종위기에 처한 고산 침엽수림의 생존율을 높이고, 임가의 경제적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현장 적용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과학적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림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후적응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후위기가 일상적인 산림재난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산림정책은 피해 복구뿐 아니라 ‘어디서, 언제, 어떤 피해가 발생할지’를 먼저 예측하고 대응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