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30, 핵심 전환 로드맵 부재…WWF “기후위기 대응 한계 드러났다”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22일(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폐막했다.
세계자연기금(WWF)는 이번 회의가 “일부 진전은 있었으나, 화석연료 전환과 산림 파괴 중단이라는 핵심 과제에서 실질적인 로드맵 마련에 실패했다”며 “기후위기 대응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올해 회의는 지구 평균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1년 내내 1.5°C를 초과한 뒤 치러진 첫 기후 정상회담이다. 그만큼 국제사회가 대전환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기대가 컸지만, 최종 결과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브라질 의장국은 화석연료 전환 국제 논의, 열대우림보전기금(TFFF) 신설, 원주민·지역공동체 참여 확대 등을 추진했다. 일부 조치는 COP30 합의문 서문에 언급되며 국제적 관심을 이끌어냈지만, 실제 감축·전환을 위한 구조적 전환 의제는 공식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COP20 의장을 지낸 마누엘 풀가르-비달 WWF 글로벌 기후·에너지 프로그램 총괄은 “이번 COP30은 ‘진실의 COP’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질적 행동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장밋빛 약속은 넘쳤지만 구체적 로드맵과 실효적 해결책은 부재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인 화석연료를 공식 문서에 언급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각국 정부가 과학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적응(adaptation)과 기후재원(finance) 분야에서도 기대만큼의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WWF 글로벌 기후·에너지 정책 총괄 페르난다 데 카르발류는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 출범 등은 의미 있는 출발점이지만, 취약국을 위한 적응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핵심 기후재원은 최종 합의문에 포함되지 못했다”며 “파리협정 10주년을 맞은 올해 국제사회가 전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실패”라고 말했다.
한국WWF 박민혜 사무총장은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핵심 과제와의 간극이 상당하다”며 “특히 화석연료 전환과 산림 파괴 중단 로드맵이 합의문에 포함되지 못한 점은 큰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COP30에서 탈석탄동맹 참여 등 긍정적 메시지를 냈지만 구체적 실행 계획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산업·무역 구조 전환을 위한 명확한 NDC 로드맵과 기후재원 확대가 한국의 기후 리더십 및 산업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