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인 줄 알았는데”…사라지는 ‘수원청개구리’
논에서 들리던 개구리 소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보던 ‘청개구리’와 닮았지만, 사실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고유종이 있다. 바로 수원청개구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월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수원청개구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원청개구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국내 고유종이다.
이 개구리는 겉모습만 보면 우리가 아는 청개구리와 거의 구분이 되지 않는다. 몸길이도 2.5~3.5cm 정도로 작고, 밝은 녹색 몸에 등 중앙에 옅은 선이 있다. 다만 자세히 보면 발가락 사이 물갈퀴가 덜 발달돼 있고, 울음소리도 다르다. 일반 청개구리보다 낮고 금속성에 가까운 소리를 낸다.
생활 방식도 비슷하다. 밤에 활동하며 파리, 나비, 딱정벌레 같은 곤충을 잡아먹는다. 번식기는 5월부터 7월까지다. 이 시기가 되면 수컷은 논에 심어진 벼를 붙잡고 울음소리로 짝을 부른다. 알에서 태어난 올챙이는 약 두 달 뒤 어린 개구리로 자란다. 이후 10월부터는 논 주변 낙엽이나 흙 속에서 겨울잠에 들어간다.
문제는 이 개구리가 살 곳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수원청개구리는 논과 습지, 작은 웅덩이 같은 저지대 평야 환경에 의존해 살아간다. 하지만 도시화와 개발이 진행되면서 이런 공간이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농약 사용까지 겹치면서 개체 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름은 ‘수원’에서 왔지만, 현재는 경기뿐 아니라 서울, 충청, 강원, 전북 등지에도 분포한다. 북한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그만큼 한반도 전역에서 살아왔던 종이지만, 지금은 보호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다.
수원시는 이 개구리를 도시 상징물로 지정해 보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서식지 자체가 줄어드는 흐름을 막지 못하면 근본적인 해결은 쉽지 않다.
법적 보호도 강화돼 있다. 수원청개구리처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을 허가 없이 포획하거나 훼손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작고 흔해 보이지만, 사실은 사라질지도 모르는 존재다. 논에서 들리던 개구리 울음이 줄어든 이유는 단순한 계절 변화가 아니다. 우리가 만든 환경 변화가 그 배경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