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폭염 환자 2배 증가…한반도, 기후위기 직격탄

한강
[픽사베이]

환경부와 기상청이 18일 발표한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에 따르면, 한반도는 기후위기의 ‘핫스팟’으로 이미 뚜렷한 영향을 겪고 있으며 향후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외 연구 2000여 편을 종합한 결과를 담았다. 전문가 112명이 참여해 한반도의 기후위기 과학적 근거와 사회·생태계 전반의 영향을 분석했다.

폭염, 사망자까지 늘었다
지난해(2024년) 국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400여 명으로, 최근 3년 평균치(1,709명)의 두 배에 달했다. 사망자는 17명에서 3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보고서는 “고령자의 초과 사망률이 2050년대에 최대 5.5%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반도, 지구보다 더 빨리 뜨거워져
2024년과 2023년은 각각 연평균 14.5℃, 13.7℃로 역대 최고·차고온을 기록했다. 지난 7년간(2018~2024) 온난화 추세는 1912~2017년보다 뚜렷하게 가속화됐다. 실제로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안면도 430.7ppm, 울릉도 428.0ppm으로 전 세계 평균보다 5ppm 이상 높았다.

태풍, ‘슈퍼태풍’ 시대 현실화
태풍의 극한강수 영역은 이미 16~37% 확대됐으며, 초강력 태풍을 가능케 하는 고수온 발생 확률이 최소 5배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더욱 강하고 느리게 이동해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바다도 두 배 빠르게 뜨겁다
한반도 주변 해양 표층수온은 지구 평균보다 2배 빠르게 상승 중이다. 이로 인해 최근 14년간 수산업 피해액만 고수온 3,472억 원, 저수온 308억 원에 달했다. 2100년까지는 양식 밀집 해역의 수온이 최대 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계절이 뒤엉키는 생태계
겨울 철새인 민물가마우지가 여름철에도 나타나고, 여름철새인 중대백로가 겨울철에 출현하는 등 ‘계절 불일치’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분석된 육상 조류 52종 가운데 38%가 개체 수 감소를 보였다.

정부, 대응책 마련 착수
안세창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폭염과 홍수 피해가 늘고 있어 취약계층 보호가 시급하다”며 “올해 하반기 제4차 국가 기후위기 대응대책(2026∼2030)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희 기상청 차장은 “정교한 기후위기 감시·예측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9월 19일부터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기상청 누리집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